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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DC 자동화 화폐

CBDC 자동화 화폐와 블록체인의 관계: 블록체인 기술이 꼭 필요한가?

by mincong-news 2025. 11. 21.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는 각국 정부가 발행하고 관리하는 디지털 형태의 법정화폐로, 기존 종이 화폐를 디지털 네트워크에서 직접 사용 가능하게 만든 차세대 통화 인프라다.

이러한 CBDC가 논의될 때마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기술이 바로 블록체인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은 CBDC를 암호화폐의 일종으로 오해하며, ‘그렇다면 반드시 블록체인을 써야 하지 않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CBDC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처럼 공개된 분산형 네트워크 위에서 작동하는 탈중앙화 자산이 아니며, 기술 구조와 철학적 기반이 매우 다르다.

 

CBDC 자동화 화폐와 블록체인의 관계


중앙은행은 CBDC를 설계할 때, 다양한 기술 구조를 검토하며 블록체인을 사용할 수도 있고, 사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실제로 일부 국가는 블록체인 기반으로 개발하고 있지만, 다른 국가는 전통적인 데이터베이스 기반의 중앙 집중형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CBDC에 블록체인이 반드시 필요한가?’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두 기술 간의 관계, 블록체인 채택 시 장점과 단점, 실제 국가들의 기술 선택 사례 등을 살펴본다. 이를 통해 독자는 CBDC가 단순한 암호화폐가 아니라는 점과, 블록체인이 선택이 아닌 전략적 요소라는 점을 명확히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블록체인과 CBDC는 어떻게 다른 기술인가?


우선 블록체인은 기본적으로 분산원장기술(Distributed Ledger Technology, DLT)의 일종으로, 네트워크에 참여한 다수의 노드가 거래 기록을 공유하고 검증하는 구조다.
블록체인의 가장 큰 특징은 ▲탈중앙화, ▲변조 불가능성, ▲투명성이다.
반면, CBDC는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고 통제하는 디지털 화폐로서, 거래의 신뢰성과 안정성을 국가기관이 보장하는 중앙화된 구조에 기반한다.

즉, 블록체인은 신뢰할 제삼자가 없는 상황에서 시스템의 무결성을 확보하는 기술인 반면, CBDC는 중앙은행이라는 신뢰기관이 존재하는 구조에서 운용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블록체인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블록체인을 CBDC의 기술적 기반으로 활용할 경우, 거래의 투명성, 감사 용이성, 네트워크 장애 대응력 등이 높아지는 장점이 있다. 다만 이 모든 것이 필수 요건이 아닌, 선택 가능한 기술 구성 요소라는 점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CBDC 자동화 화폐에 블록체인을 적용할 때의 장점


CBDC 설계에서 블록체인을 채택할 경우 얻을 수 있는 기술적·운영적 장점은 다음과 같다.

1) 거래 불변성과 위·변조 방지
블록체인은 한 번 기록된 거래 내역을 수정하거나 삭제할 수 없기 때문에, CBDC 거래의 위조 및 조작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특히 공공 예산 집행이나 대규모 정부 보조금의 투명한 집행이 필요한 경우, 블록체인 기반 CBDC는 신뢰성 있는 구조를 제공한다.

2) 실시간 모니터링과 감시 체계 강화
CBDC가 블록체인 위에 구축되면, 중앙은행이나 감사기관은 모든 거래 기록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자금세탁, 탈세, 불법 거래 추적이 훨씬 쉬워진다.

3) 시스템 복원성과 이중화 구조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다수의 노드에 데이터가 분산되어 저장되므로, 일부 서버가 손상되더라도 전체 시스템이 마비되지 않는다. 이는 사이버 공격이나 재난 상황에서 CBDC 시스템의 복원력을 높이는 기능을 한다.

4) 스마트 계약 연동 가능성
프로그래머블 머니 형태의 CBDC는 특정 조건 하에서만 지급 또는 사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되며, 이때 블록체인의 스마트 계약 기능이 활용된다. 예를 들어, 특정 지원금이 식료품 구매에만 사용되도록 제한할 수 있다.

이처럼 블록체인은 CBDC에 추가적 안정성과 확장 가능성을 제공할 수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선택의 문제다.

 

3. 블록체인을 사용하지 않아야 하는 이유도 존재한다


반대로, 중앙은행이 CBDC를 설계하면서 블록체인 기술을 의도적으로 배제하는 경우도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처리 속도와 확장성 문제
공개형 블록체인의 경우, 거래당 검증 시간이 오래 걸리는 구조 때문에 초당 수천 건 이상의 고속 거래를 처리하기 어렵다.
CBDC는 국가 전체의 결제를 담당해야 하므로, 이 정도 수준의 처리 속도는 상업용 데이터베이스 구조가 훨씬 유리하다.

2) 탈중앙화 구조의 불필요성
CBDC는 ‘탈중앙화’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오히려 중앙은행이 거래를 통제하고 추적할 수 있어야 하며, 시스템 전체의 책임과 권한이 분명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블록체인의 본질적 철학과는 충돌하는 구조일 수 있다.

3) 기술적 복잡성과 운영 비용
블록체인을 CBDC에 적용하려면 스마트 계약 관리, 노드 유지, 분산 저장소 운영 등 복잡한 기술 구조를 갖춰야 하며, 이에 따른 개발 및 유지 비용이 증가하게 된다. 기술 관리를 위해 중앙은행이 민간 기업에 의존할 경우, 운영 거버넌스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결국 일부 중앙은행은 블록체인 없이, 기존의 중앙 집중형 데이터베이스 구조를 기반으로 CBDC의 신뢰성과 효율성을 확보하려는 선택을 하고 있다.

 

4. 실제 국가들은 어떤 기술을 선택하고 있을까?


CBDC 설계는 국가의 기술 인프라, 정책 목적, 통화 환경에 따라 다르게 구성되며, 블록체인 채택 여부도 이에 따라 갈린다. 아래는 주요 국가들의 사례다.

중국 (e-CNY): 블록체인을 부분적으로만 활용하며, 중앙 집중형 구조를 기반으로 거래 처리 속도와 통제성을 확보함. 완전한 블록체인 시스템은 아님.

유럽연합 (디지털 유로): 일부 실험 단계에서 블록체인을 도입했으나, 본격적인 상용화 설계에서는 비(非) 블록체인 기반도 병행 검토 중.

나이지리아 (e-Naira): 허가형 블록체인(private blockchain) 기반으로 운영하며, 정부의 통제와 투명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전략.

한국 (한국은행 CBDC 시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실험을 진행했으며, 프로그래머블 화폐 기능, 오프라인 결제 기능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테스트. 그러나 상용화 구조는 혼합형 기술 가능성 존재.

미국 (디지털 달러 논의): MIT와의 프로젝트에서 블록체인 기반 프로토타입을 개발했지만, 최종 채택 여부는 미정. 중앙집중형 구조도 유력하게 고려 중.

이처럼 블록체인을 적용하는 국가는 점차 늘고 있지만, 모든 국가가 이를 필수로 채택하는 것은 아니다.
CBDC 설계에서 블록체인은 기술적 수단 중 하나일 뿐, 반드시 채택해야 하는 정답은 아니다.

 

결론


CBDC와 블록체인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된 기술처럼 보이지만, 둘 사이의 관계는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다. 블록체인은 분산성과 투명성을 기반으로 신뢰를 구축하는 기술이며, 이는 신뢰 기관이 없는 민간 암호화폐에서는 핵심이 된다.

그러나 CBDC는 중앙은행이라는 국가 신뢰 기관이 존재하는 구조이므로, 블록체인의 본질적 필요성은 떨어질 수 있다. 다만 거래 투명성, 보안성, 복원력, 스마트 계약 활용 측면에서는 블록체인이 CBDC의 가치를 더욱 확장해 주는 기술로 기능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CBDC에 어떤 기술을 적용할지는 그 나라가 무엇을 우선시하느냐에 달려 있다.
빠른 처리 속도와 단순 운영을 원하면 중앙 집중형 구조가 더 적합하며, 투명성과 감사를 중시한다면 블록체인이 더 유리할 수 있다.

CBDC는 기술이 아니라 정책 목표와 사회적 신뢰에 기반한 시스템이다.
따라서 블록체인은 CBDC의 필수 요건이 아니라, 전략적 선택지 중 하나로 이해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어떤 기술을 쓰는가가 아니라, 그 기술이 국민의 신뢰와 실질적 편익을 얼마나 잘 구현하는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