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DC 자동화 화폐

CBDC 자동화 화폐가 상용화될 경우 기업 결제 시스템은 어떻게 달라질까?

mincong-news 2025. 11. 15. 13:20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는 단순히 개인 소비자 간의 결제를 디지털화하는 수단을 넘어, 국가 경제의 거래 인프라 자체를 재구성할 수 있는 기술 혁신이다. 특히 CBDC가 상용화될 경우, 변화의 중심에는 기업들이 자리하게 된다. 왜냐하면 기업은 전체 경제 시스템에서 거래량, 자금 흐름, 회계 시스템의 규모와 복잡성이 가장 큰 경제 주체이기 때문이다.

기존 기업 결제 시스템은 주로 은행 간 이체, 어음, 법인카드, 전자세금계산서 연계 송금, 해외 송금 네트워크(SWIFT 등)에 의존해 왔다. 이러한 방식은 안전성과 신뢰성을 기반으로 발전해 왔지만, 동시에 ▲결제 지연 ▲다단계 중개 수수료 ▲정보 불일치 ▲회계 자동화의 한계 등 여러 비효율을 내포하고 있었다. 특히 기업 간(B2B) 거래에서는 정산 주기 문제, 세금 신고 자동화 미비, 실시간 거래의 어려움이 수익성과 재무 건전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곤 했다.

 

CBDC 자동화 화폐가 상용화될 경우 기업 결제 시스템


하지만 CBDC가 상용화되면, 이런 문제점들에 구조적인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통화를 기반으로 ▲실시간 결제, ▲조건부 자동 지급, ▲중개 없는 직접 송금, ▲ERP 시스템과의 연동이 가능해지면서, 기업 결제는 지금보다 훨씬 더 정교하고 효율적인 시스템으로 진화하게 된다. 예전에는 금융기관을 통해 우회적으로 이루어졌던 자금 흐름이, 이제는 중앙은행 → 기업 디지털 지갑 → 계약 조건 자동 실행의 방식으로 바뀔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결제 방식의 디지털화가 아니라, 기업의 자금 운용 전략, 회계 프로세스, 내부통제 체계, 거래 파트너 관리 방식까지 근본적으로 재편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동시에 기업은 더 이상 ‘지연과 관행’에 기대어 자금 흐름을 관리할 수 없으며, 보다 정밀하고 빠른 결제 구조에 맞춘 디지털 전환 전략을 필수적으로 수립해야 하는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이 글에서는 CBDC가 상용화될 경우, 실제로 기업의 결제 시스템에 어떤 변화가 발생하게 되는지 구체적으로 분석하며, 그에 따른 기회와 리스크, 그리고 기업이 준비해야 할 대응 전략까지 함께 살펴본다.

 

실시간 결제로 인한 자금 유동성 관리 방식의 변화


기존의 기업 간 결제는 일반적으로 D+1 또는 D+3 영업일 단위의 송금 지연, 중개 은행을 통한 처리 시간, 국제 송금 시의 대기 시간이 발생했다. 이러한 시간적 지연은 기업이 현금흐름(Cash Flow)을 보수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원인이기도 했다.

그러나 CBDC가 상용화되면 기업 간 결제는 실시간 또는 근실시간으로 처리될 수 있다. 중앙은행이 발행한 디지털 통화를 직접 송금하거나 수취할 수 있기 때문에, 자금의 정산 및 결제 주기가 짧아진다. 이는 기업의 자금 흐름 관리, 운전자본 계획, 재무전략 수립에 정확성과 민첩성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제조업체가 원자재 공급사에 결제할 경우, 주문 확인과 동시에 자동 결제 프로그래밍을 통해 실시간으로 대금이 전달되며, 반대급부도 자동 이행되는 구조가 가능해진다. 이는 기업 재무팀이 매일 수행하던 복잡한 지급 관리 업무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중개 기관 축소로 인한 결제 수수료 절감


기업 결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비용 중 하나는 결제 수수료와 은행 간 이체 비용이다. 특히 해외 거래나 법인카드 기반 지급에서는 수수료뿐 아니라 환전 비용, 해외 결제 수수료 등 복합적 비용이 발생한다.

CBDC가 상용화되면 기업은 은행이나 카드사를 거치지 않고도 직접적인 거래가 가능해진다. 이는 중개 기관 축소, 송금 수수료 절감, 거래 오류 감소 등의 실질적인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온다.

특히 다국적 기업이나 무역 기업의 경우, 국경을 넘는 송금이 주요 리스크였는데, CBDC가 다른 국가의 디지털 통화와 연동될 경우(예: 디지털 위안화 ↔ 디지털 원화), 별도의 외환 중개 없이 실시간 환전 및 송금이 가능해진다. 이는 글로벌 B2B 결제 시장 구조 자체를 뒤흔들 수 있는 변화다.

 

자동화된 결제 & 회계 시스템으로의 진화


CBDC는 ‘프로그래머블 머니’ 기능을 갖고 있어, 조건부 지급이 가능하다. 이는 곧 기업의 ERP(전사적 자원 관리) 시스템, 회계 소프트웨어, 스마트 계약 시스템과 연동되어, 자동 결제 로직이 삽입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납품 계약 시, 물품이 창고에 도착하고 RFID 스캔이 완료되면 자동으로 대금이 CBDC를 통해 송금되도록 설정할 수 있다. 이처럼 조건이 만족될 때만 결제가 이루어지는 시스템은 신뢰성과 거래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게 만든다.

또한, 자동 결제 기록은 동시에 회계 시스템에 반영되어, 분개 처리, 부가세 계산, 세금 보고서 작성까지 자동화될 수 있다. 이는 회계팀과 재무팀의 수작업 오류를 줄이고, 기업의 재무 투명성 향상과 감사 대응력 강화에 기여하게 된다.

 

보안, 규제, 내부통제 구조의 강화 필요성


CBDC 기반의 결제 시스템은 빠르고 효율적이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새로운 보안 리스크와 내부통제 과제에 직면하게 된다. 기존에는 금융기관이 중간에서 역할을 하며 2차 보안 장치 역할을 했지만, CBDC 시스템에서는 기업 내부에서 디지털 자산을 직접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로 인해 기업은 ▲직원 권한 설정, ▲결제 승인 프로세스의 자동화, ▲디지털 자산 지갑의 보안 키 관리, ▲시스템 로그 기록, ▲위변조 방지 모듈 등 전방위적인 내부통제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또한 정부는 기업 간 CBDC 사용에 대해 별도의 회계 기준, 세무 보고 지침, 데이터 보존 요건 등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기업은 단순히 결제 도구를 변경하는 수준이 아니라, 시스템 전반의 디지털 전환과 거버넌스 구조 재설계에 나서야 한다.

 

결론 


CBDC의 상용화는 기업에게 단순한 결제 수단의 변화가 아니다. 이는 기업의 재무 전략, 내부통제, 자금 운용 방식, 글로벌 거래 모델까지 전면적으로 재구성하게 만드는 커다란 전환점이다.

실시간 결제와 조건부 지급 기능은 기업의 자금 흐름을 보다 유연하고 정확하게 만들며, 중개 기관의 축소는 수수료 절감이라는 실질적 이익을 제공한다. 회계와 ERP 시스템의 자동화와 연계된 결제 구조는 업무 효율성과 데이터 신뢰도를 높여주며, 감사 대응 능력도 향상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보안 리스크, 사내 디지털 통제 시스템의 부족, 정책·법적 불확실성이라는 새로운 도전도 존재한다. CBDC 기반 결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기술 도입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사람, 시스템, 거버넌스 전반의 변화와 혁신이 병행되어야 한다.

앞으로의 기업은 디지털 화폐 환경에서 단순히 적응하는 수준을 넘어, CBDC를 활용한 새로운 경쟁력을 만들어내는 전략적 사고가 요구된다. 그것이 가능한 기업만이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경제에서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