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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합금

철강 합금이 반도체, 전자기기에 쓰이는 이유

by mincong-news 2025. 9. 22.

반도체와 전자기기는 오늘날 모든 산업과 생활의 근간을 이루는 핵심 기술이다. 스마트폰, 노트북, 서버, 자동차 전장 시스템,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에 이르기까지 반도체와 전자기기가 없는 산업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처럼 정밀성과 안정성을 요구하는 분야에서는 소재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은 반도체나 전자기기 소재라 하면 실리콘, 알루미늄, 구리 같은 재료를 먼저 떠올리지만, 사실 철강 합금 역시 이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철강 합금이 반도체, 전자기기에 사용


철강 합금은 강도와 내구성 같은 기계적 특성 외에도, 자기적 성질과 내열성, 내식성, 정밀 가공성이 뛰어나 다양한 부품과 장비 제작에 적합하다. 특히 반도체 장비의 진공 챔버, 전자기기의 차폐재, HDD(하드디스크 드라이브)의 헤드, 전력 전자 장비의 자성재료 등은 철강 합금 없이는 안정적인 성능을 기대할 수 없다. 즉, 철강 합금은 단순히 ‘구조를 지탱하는 금속’이 아니라, 전자산업의 정밀성과 안정성을 뒷받침하는 숨은 핵심 소재다. 이번 글에서는 철강 합금이 반도체와 전자기기에 쓰이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철강 합금의 정밀 장비용 내열·내식 합금강


반도체 제조 공정은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입자나 표면 손상조차 치명적인 결함으로 이어질 만큼 까다로운 환경에서 진행된다. 웨이퍼 가공 단계에서는 수백 도 이상의 열이 발생하고, 플라스마 식각이나 세정 과정에서는 불화수소, 염소계 가스, 오존 등 강력한 화학 물질이 사용된다. 이런 조건에서 장비 부품이 조금이라도 부식되면 금속 이온이나 불순물이 웨이퍼 표면에 묻어 불량률이 급격히 증가하게 된다. 따라서 소재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높은 내열성과 탁월한 내식성이다.

이런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크롬, 니켈, 몰리브덴, 텅스텐이 첨가된 합금강이 널리 활용된다. 예를 들어 스테인리스강 316L은 염소계 가스와의 반응에 강해 진공 챔버, 반응 용기, 배관에 자주 사용된다. 또 고순도 스테인리스강은 표면에서 불순물이 발생하지 않아 초미세 공정에서도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 반도체 장비의 핵심인 CVD·PVD 챔버 내부 부품이나 이온 주입 장치의 구성품 역시 이런 특수 합금강으로 제작된다.

최근에는 더 고도화된 합금강 개발이 진행 중이다. 기존 스테인리스강보다 부식 저항성이 강한 니켈기 초내식 합금이나, 초고온에서도 구조적 안정성을 잃지 않는 고내열 합금이 연구·상용화되고 있다. 또한 표면 처리 기술과 결합해 플라스마 손상을 최소화하고, 금속 이온의 발생을 억제하는 코팅형 합금강도 등장하고 있다. 이런 진화 덕분에 철강 합금은 단순한 구조재가 아니라, 반도체 장비의 정밀성과 수율을 지탱하는 핵심 소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전자기기의 자기 차폐와 자성 재료


전자기기는 집적도가 높아질수록 전자파 간섭(EMI)이 성능을 저하시키는 주요 요인이 된다. 이를 억제하기 위해 철강 합금이 가진 우수한 자기적 특성이 활용된다. 니켈과 철을 적절히 혼합한 합금은 높은 투자율을 지녀 자기장을 효과적으로 흡수·차단할 수 있다.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내부의 전자파 차폐재, 5G 통신 기지국 장비, MRI와 같은 의료기기에는 이러한 자성 합금이 필수적으로 들어간다. 또한 규소강판은 변압기와 모터의 코어에 사용되어 전자기 손실을 최소화하고 효율을 높인다. HDD 헤드의 경우에도 특수 자성 합금이 쓰여 초정밀 신호 기록과 읽기가 가능하다. 최근에는 데이터 저장 밀도를 더욱 높이기 위해 새로운 나노 구조 자성 합금이 연구되고 있으며, 이는 차세대 고용량 저장장치의 핵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정밀 가공성과 안정성이 필요한 구조 부품


반도체 장비와 전자기기는 미세한 오차가 곧 제품 불량으로 이어지는 분야이기 때문에 구조 부품에도 높은 수준의 정밀성이 요구된다. 철강 합금은 단단하면서도 균일하게 가공할 수 있어 베어링, 나사, 지지대, 프레임 같은 부품에 적합하다. 특히 스테인리스강은 내구성이 뛰어나면서 표면 마감이 우수해 스마트폰과 노트북 외장재에도 쓰이며, 동시에 열을 분산시키는 방열 역할도 수행한다. 이처럼 철강 합금은 단순히 기계적 강도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제품 전체의 신뢰성을 높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초정밀 가공을 지원하기 위해 미세 조직이 제어된 고순도 합금강이 도입되고 있으며, 이는 반도체 장비의 정밀도를 한층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전력 전자와 에너지 장비에서의 활용


반도체와 전자기기는 점차 고출력, 고효율이 요구되는 에너지 장비로 확장되고 있다. 전력 변환 장치, 대용량 데이터센터, 5G 통신 인프라, 전기차 인버터 등은 모두 높은 전류와 전압을 다루는 시스템이다. 이런 장치에서 손실을 최소화하고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철강 합금 기반 전기강판과 특수 자성 재료가 적극 활용된다. 규소강판은 변압기 코어에 사용되어 와전류 손실을 줄이고, 전기 모터 코어에서는 자속 효율을 극대화해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한다. 최근에는 아모퍼스 금속 합금과 나노결정 합금이 상용화되어 기존 규소강판보다 훨씬 낮은 손실을 구현하고 있다. 이는 전력 효율 향상과 탄소 배출 감소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으며, 철강 합금이 에너지 전환 시대에도 핵심 소재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론


철강 합금이 반도체와 전자기기에 쓰이는 이유는 단순히 강도 때문이 아니다. 내열성과 내식성이 뛰어나 극한 환경에서도 안정성을 보장하고, 우수한 자기적 특성으로 전자파를 제어하며, 정밀 가공성과 기계적 안정성 덕분에 미세한 부품 제작에도 적합하다. 또한 전기강판과 특수 자성 합금은 전력 전자 시스템과 통신 장비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앞으로 반도체와 전자기기는 더 작은 크기와 더 높은 성능, 더 낮은 에너지 손실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철강 합금은 단순한 구조재를 넘어, 전자산업의 핵심 성능을 결정짓는 소재로서 더 큰 가치를 발휘할 것이다. 특히 친환경적이고 재활용성이 뛰어난 특성은 반도체와 전자기기 산업이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는 흐름과도 맞아떨어진다. 철강 합금을 단순히 ‘전통적인 무거운 금속’으로 보는 시각은 이미 낡은 것이다. 오히려 오늘날 철강 합금은 가장 첨단적인 기술을 지탱하는 정밀하고 진화한 첨단 소재라 할 수 있다.